국민청원 숫자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자아. 봅시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뭐다? 1인 1표 비밀투표입니다.
일단 국민청원은 비밀투표를 보장하는 시스템인가요? 그럴리가요. 투표 결과가 익명화되어 기록되는지 여부는 아무도 몰라요. 만약에 국민청원에다가 문재인 대통령 탄핵해주세요 하는 청원에 투표했는데 국정원 분들이 집 대문 두드리는 사태가 일어나는게 적어도 기술적으로는 불가능이 아니라는겁니다.
근데 적어도 투표라는게 어떤 유권자가 무엇에 투표했는지는 모를 수 있어도 어떤 유권자가 투표를 했는지 안 했는지 여부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되요. 안 그러면 한 사람이 여러 표를 행사할 수 있어요. 투표가 무의미해지는거죠.
근데 이 빌어먹을 시스템은 비밀투표 보장은 없는 대신에 중복투표 거부 시스템도 없어요 ㅋㅋㅋㅋㅋ 이게 투표로 성립이 되나 ㅋㅋㅋㅋㅋ
자 얘네들 로그인 시스템을 봅시다.

소셜 로그인이란 시스템을 쓰고 있습니다. 사기업이 이런걸 운영하는건 좋아요. 사용자가 편리하게 쓸 수 있지요. 보안성이 매우 높은 서비스들의 인증을 받기 때문에 별도의 계정을 만들 필요가 없어 사용자 보안에도 도움이 됩니다.
근데 말이죠. 이건 정부 시스템이란 말이에요. 편의성이 전부가 아니야. 이런 민간 서비스에 인증을 맡기는게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운 일이냐 이걸 먼저 따져봐야되는거에요. 당연히 페이스북 네이버 이런 애들이 보안 사고를 내진 않겠죠.
근데 왜 구글 계정은 없어요? 링크드인은 왜 뺐죠? 얘네들 인증 기술이 그리 허술한가? 정부에서 어떤 민간 사업자는 넣어주고 누구는 뺐어요. 그 기준은 뭐에요? 만약에 없다면 특혜 밖에 안 되잖아. 민간 사업자가 소셜 로그인 누구는 넣고 누구는 안 넣고 하는건 그냥 지내 마음이에요. 근데 정부는 아니잖아. 공정성은 어디다 팔아먹었어?
그리고 더 큰 문제가 뭐냐면요. 소셜로그인이란게 실명인증은 아니라는거에요. 네이버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으로 각각 따로 투표를 할 수 있어요. 네이버, 카카오는 국내 서비스라 실명확인이 느슨하게라도 된다 칩시다. 근데 이미 그것 만으로도 두 표네요. 그리고 페이스북 트위터는 실명확인 절차가 없는 미국 서비스이기 때문에 아이디를 무한히(!!) 생성하는게 가능하다는 겁니다.
즉 드루킹 같은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혼자서 만표 십만표 투표하는게 일도 아니라는거.
이딴 병신같은 서비스 왜 만들었어요? 공인인증서 어디다 팔아먹었어? 핸드폰 본인 인증은? 아무데나 엄한데 막 쓰니깐 이 인증이 욕을 먹는거지만 적어도 국민들이 투표를 하는 이런 시스템에는 이런 강력한 실명인증이 적용되어야 하는거 아님? 드루킹이 어뷰징 하라고 소셜 로그인 일부러 적용한거야?
진짜 이런 기가 막히는 시스템을 좋다고 몇 명이 청원을 했네 마네 하면서 빨아대는거 보고 있으면 한심합니다. 실제로 20만명이 투표를 했는지 혼자서 20만표를 만들어냈는지 구분이 불가능한 물건이에요 이거.
덧글
투표용지 분류 기계 쓰는 것 가지고 프로그램 조작 가능성이니 따지던 분들이 저거에는 입도 뻥긋 안 하니까 웃기긴 하더군요.